원작 소설 vs 드라마 '탄금', 닮은 듯 다른 두 세계의 매력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탄금'이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되며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상단의 후계자 '홍랑'과 그의 정체를 의심하는 이복 누이 '재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탄금'은 같은 뿌리에서 시작되었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개의 작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기본적인 설정과 인물 관계는 소설과 드라마가 공유하는 가장 큰 공통점입니다. 조선 최고의 거상 심열국의 아들 홍랑이 어린 시절 실종되었다가 10년 만에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씨받이 소생이라는 아픔을 지닌 채 동생을 그리워하던 누이 재이는 돌아온 홍랑을 의심하며 진실을 파헤치려 하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애틋하고도 아슬아슬한 감정이 싹틉니다. 이처럼 실종된 후계자의 귀환, 그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 그리고 남매 사이의 금기된 듯한 멜로 라인은 원작과 드라마를 관통하는 핵심 줄기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의 뼈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살을 붙이고 변주를 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주인공 홍랑의 복수 방식과 캐릭터의 톤에서 나타납니다.

냉혹한 설계자 vs 거침없는 행동파: 달라진 홍랑의 복수

장다혜 작가의 원작 소설에서 홍랑은 치밀하고 냉정한 복수 설계자의 면모를 보입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함정을 파고, 완전 범죄에 가까운 방식으로 복수를 실행합니다. 예를 들어, 소설 속에서 홍랑은 원수의 정수리에 가느다란 장침을 꽂아 넣어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 서늘하고 지능적인 복수를 펼칩니다.

반면 드라마 속 홍랑(이재욱 분)은 보다 직접적이고 거침없는 행동으로 복수심을 표출합니다. 그는 칼을 휘두르는 데 주저함이 없으며, 때로는 감정이 앞서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시각적인 쾌감을 중시하는 드라마 장르의 특성을 반영한 각색으로, 원작의 정적인 긴장감과는 다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서정적 미스터리 vs 비주얼 사극: 장르적 색채의 변화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원작 소설이 인물들의 내밀한 심리 묘사와 서정적인 문체를 통해 미스터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데 집중한다면, 드라마는 화려한 액션과 영상미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김홍선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듯이, 드라마 '탄금'은 한복의 소재와 질감, 전통 건축의 미학 등 시각적인 요소에 공을 들였습니다. 이는 'K-사극'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원작이 지닌 서사의 밀도나 개연성이 다소 약화되었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원작의 시작은 시나리오: 각색의 배경

흥미로운 사실은 원작자인 장다혜 작가가 처음에는 '탄금'을 영화 시나리오로 구상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의 실제 실종 아동 귀환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이 이야기는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소설로 먼저 출간되었습니다. 이처럼 태생부터 영상화를 염두에 둔 작품이었기에, 드라마로의 각색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소설 '탄금'과 드라마 '탄금'은 실종된 후계자의 귀환이라는 매력적인 설정을 공유하면서도, 캐릭터의 표현 방식과 장르적 연출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소설이 인물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서늘한 미스터리에 가깝다면, 드라마는 화려한 볼거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를 갖춘 액션 멜로 사극의 성격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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